[weiv] 2013년 위클리 웨이브 모음. 음반_잡담

이제사 정리하는, 작년 위클리 웨이브에 냈던 토막글들. 소녀시대, 클래지콰이, 샤이니, 틴탑, 디유닛, 2AM, 이하이, 걸스데이의 음반에 대해 썼다. 지금 와서 보면 생각이 좀 달라진 것들도 없지 않아 있고. 연초에만 참여하다 쭉 빠졌는데, 올해에는 좀 더 열심히.

소녀시대 | I Got A Boy | SM엔터테인먼트, 2013.01.02
타이틀곡 “I Got A Boy”는 주어진 현재의 상황에 맞춰 팀의 포텐셜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한 시도로서 상당한 설득력을 보인다. 조금 아줌마 같은 가사가 신경 쓰이기는 해도, 가만히 들어보면 악명만큼 급진적이거나 허황된 진행도 아니고 곡의 퀄리티도 탄탄하다. 반면 그 ‘급진성’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안배된 것으로 보이는 앨범 트랙들의 식상함이 사뭇 실망을 안긴다. 대중 아이돌, 혹은 소녀시대 자체의 한계점일 수도 있겠으나, 웬만한 후속곡 퀄리티의 앨범 트랙이 두 곡만 더 들어갔어도 결과는 압도적이었을 것이다.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다는 것이 몇 번이고 검증된 SM에게서는, 이것보다는 많은 것을 기대함이 옳다고 생각한다. 4/10
http://www.weiv.co.kr/archives/4933

클래지콰이 | Blessed | 플럭서스 뮤직, 2013.02.05
트렌드 따위에 관심이 없다는 듯한 기품이 인상을 남긴다. 그것은 적극적으로 트렌드를 좇지 않는다는 것 외에 지나간 트렌드를 버리지 않는다는 의미기도 한데, 양쪽 다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저런 유행의 홍수가 쓸고 지나간 뒤에 남은 보드라운 진흙을 덧댄, 탄탄하게 좋은 팝송들이다. 굳이 무리하게 일렉트로닉의 범주로 묶으려 해야 할 이유를 알 수 없다. 7/10
http://www.weiv.co.kr/archives/5226

샤이니 | Chapter 1: Dream Girl – The Misconceptions of You | SM 엔터테인먼트, 2013.02.19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SM은 자신들이 결국은 음악을 만드는 기획사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아이돌 붐이 식어가고, 특히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장르적으로 다른 길을 찾는 시도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 요즘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누구보다도 과감하게 진보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압도적인 퀄리티를 휘두르는 이 앨범은, 아이돌 팝의 정수 속에서도 이성애의 두터운 벽마저 넘어서는 설득력을 보여준다. “Dream Girl”이 전작에 비해 톤 다운을 하면서도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도 인상적이며, 앨범으로서의 힘에 방점을 찍는 히치하이커의 두 곡(“히치하이킹”, “다이너마이트”)도 현기증을 안긴다. “박수 칠 준비는 되셨”냐니, 손바닥이 부르튼 지 오래다. 8/10
http://www.weiv.co.kr/archives/5298

틴탑 | No.1 | 티오피 미디어, 2013.02.25
대학 앞에 오래도록 자리 잡고 있는 까페에서 종일 음악을 듣고 있는 느낌이다. 취향에 덜 맞고 더 맞는 순간들이 오고가면서, 웬만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무난하게 듣고 있을 수 있을 듯. 퀄리티도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댄스 가요’ 앨범의 강한 향취 외에 구체적으로 어떤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4/10
http://www.weiv.co.kr/archives/5434

디유닛 | Affirmative Chapter. 1 | D-Business 엔터테인먼트, 2013.03.04
트렌드가 지나간 기법이나 사운드들을 태연히 쏟아부은 느낌도 드는데, 그런 점이 밉지 않다. 무리한 컨셉을 관철시키기보다 아이돌의 정체성을 끌어안으면서도 표현 영역을 찾아나가려는 시도의 선상에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기량이나 프로덕션에서 문득문득 눈에 띄는 허점들이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해볼 지점이나 매력적인 부분 또한 많다. 이런 음반은 조금 지지를 받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6/10
http://www.weiv.co.kr/archives/5452

2AM | 어느 봄날 | JYP 엔터테인먼트, 2013.03.05
R&B 발라드의 기조라는 조건 속에서, 트랙들의 연속으로서의 재미도 놓치지 않는 다채로움이 있다. 그러면서도 어떤 트랙이 질척대거나 지나치게 가볍거나 하지 않는 조신함도 인상적이다. 섬세한 조율과 풍성함이 유려하게 펼쳐진 웰메이드 팝. 7/10
http://www.weiv.co.kr/archives/5452

이하이 | First Love Part. 1 | YG 엔터테인먼트, 2013.03.07
‘Part 1’이라고 하니 말인데, 거꾸로 이것이 앨범의 후반부였다면 나무랄 데 없이 잘 들었을 것 같다. 그러나 한 장의 디스크라고 한다면 역시, 잘 만들어진 좋은 곡을 모아놓은 것 이상의 맥락이 필요한 게 아닐까? 이를테면 그 음반의 세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추진력이라든가. 6/10
http://www.weiv.co.kr/archives/5452

걸스데이 | 기대 | 드림티 엔터테인먼트, 2013.03.14
기존의 싱글 트랙들을 앨범 후반에 몰아넣은 것이 재밌다. 새로 만들어진 곡들을 충분히 즐겨주길 바라는 의도 같은데, 분명 각각이 보여주고자 하는 매력도 선명하고 음악으로 승부하고자 하는 의욕도 엿보이는 곡들이다. 그러나 결과물은 퍼퓸(Perfume)풍의 일렉트로 하우스, 티아라풍의 헤비한 일렉트로닉 가요, 그리고 1990년대 댄스가요가 뒤섞여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인상을 남긴다. 곡에 따라서만이 아니라, 하나의 곡 안에서도 꽤나 들쑥날쑥함이 있다. 음악적 욕심과 대중성의 수위를 조절하려다 어정쩡한 순간들을 만들어내 오히려 감상자의 허들을 높여버린 것은 아닐까. 취향에 따라 몇몇 곡, 혹은 몇몇 순간들은 상당히 매력적일 수 있는 앨범이기에, 약간의 관심이 있다면 전체를 차분히 들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5/10
http://www.weiv.co.kr/archives/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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